주말 이야기

보드게임 2013. 11. 18. 10:25



 주말에 회사에서 워크샾을 갔다가, 고기 굽는데 훔쳐먹으러 온 야생고양이에게 손을 심하게 물려서, 파상풍 주사 맞고 그러느라

 병원비만 신나게 깨졌습니다.


 

주말에는 AKU, 유로, 상아님이 놀러오셨습니다. 


4 명이서 오랜만에 카탄.





항상 그렇지만 제가 놓은 마을이나 도시의 주사위가 잘 안나오는 징크스가 있어서, 주사위를 굴리면 항상 남 좋은 일만 하게 되는 디굴.

게다가 웬지는 모르지만 도적들이 저만 괴롭히더군요.


어쨌든 다들 서로를 견제하는 가운데 유로가 10 점을 얻어서 승리했습니다. 발전카드만 죽어라고 사는 플레이가 무섭긴 무섭네요.






유로랑 AKU 에게 어려운 게임을 들이밀어도 웬지 피곤해질 것 같아서;;; 

그냥 적당히 베가스를 꺼내보았습니다. 

AKU 가 초반에는 그냥 저냥 하는 것 같더니, 후반에는 비싼 돈만 쏙쏙 잘 집어가서 이겨버리더군요.

저는 오랜만에 34 만 달러나 집어 먹었는데도 졌습니다.





분노의 와이어트 어프.


왜인지는 모르지만 다들 와이어트 어프 카드를 싫어하는 현상이.... 

제가 초중반 운이 좋아서 그런지, 대부분의 현상금을 독식하는 바람에 승리해버렸습니다. 

오랜만에 하니 재밌네요. 카드는 너덜너덜....ㅎㅎㅎㅎㅎ




상아님이 소문의 패치 스토리를 가져오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수준 높은 문명 게임이 나오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또한 각 카드의 영웅 일러스트가 유명한 웹툰 작가님들 (네온비&캬라멜님, 외눈박이님, 순끼님, 가스파드님 등등....) 이 잔뜩 참여해주셨던데, 섭외를 어떻게 하셨는지 정말 대단합니다. 부럽기 그지 없네요....


게임 자체도 상당히 문명 게임틱하고 좋았습니다만, 제가 가진 딱 하나의 불만점은 굳이 패치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패치 스토리니까 카드를 패치하는 게 당연하지만, (실제로 어떤 부분을 갖기 위해서 다른 부분을 희생하거나 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만) 반대로 게임 중에 자신에게는 거의 쓸모가 없는데 경매에서 져서 어쩔 수 없이 그 카드를 갖게 된다거나 하는 경우,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붙이자니 붙일데도 없는 그런 상황이 나오면 참으로 스트레스 받고 속이 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죠.


차라리 타일 하나 하나를 이어 붙이는 (카르카손 처럼?) 그런 방식으로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혹은 굳이 패치를 하지 않고 그냥 카드 전체를 자유롭게 붙여도 되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물 타일 부분이 패널티가 되지는 않지만, 게임 종료 시 물 타일이 많으면 감점이라던가, 혹은 물 타일을 최소화 하면

점수를 안 잃는다거나 (런던의 빈곤 마커 처럼 말이죠) 라는 방식으로 해주고, 대신 카드의 붙이기는 조금 자유로웠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제한된 5 x 5 ~ 7 x 7 에 카드를 밀어넣을려니 아주 죽을 맛이더군요.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카드의 랜덤성이 심하다보니, 정말 테크라고 할 수 있을만한 어떤 전략보다도,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서

자신이 점수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밖에는 없더군요.


저는 어제 우연찮게 칼 마르크스 (일꾼 유지비용을 5 로 고정) + 일꾼 많으면 승점 주는 원더가 잔뜩 모여져서, 그걸로 후반에 일꾼을

잔뜩 고용해서 점수를 40 점 넘게 먹어서 이겼습니다만, 실제로 그런 카드가 있는지도 몰랐고, 나올 줄도 몰랐습니다. 우연히 카드를

모으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 만약 다음 번에도 일꾼 모아서 이겨야지! 라고 생각하고 해당 원더나 영웅을 모으려고 해도, 결국 카드가 나오지 않으면 말짱 꽝! 이 되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죠. 


시작 초기에 혹은 시대 초기마다 사용할 카드를 미리 다 빼놓고, 이번에는 이런 이런 카드가 나와요~ 라고 플레이어들에게 한 번 

보여준 뒤 경매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싶었습니다.


모르겠네요. 완전 랜덤으로 결정되는 것과, 뒤에 나올 카드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하는 것에 게임성이 크게 차이날지 어떨지는 다시 한 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이런 저런 투정을 늘어놓았지만, 게임 자체는 상당히 깔끔하고, 이것저것 생각할 부분이 많아서 전략적인 게임, 머리 쓰는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 하더군요. 반대로 패치 방법이나 번영 카드 점수 계산의 복잡함, 그리고 할 수 있는 행동이 많다보니 보드게임 초심자나 어려운 게임을 싫어하는 분께는 추천하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플레이 타임도 어제 2 인플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걸리는 바람에 (설명 시간 포함 3시간 정도?) 첫 플레이여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쉽게 꺼내들기는 어려운 게임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수준 높은 보드게임이 국내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크게 고무적이고, 저도 패치 스토리에 지지 않는 멋진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패치 스토리를 가르쳐주신 상아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말씀드립니다.


보드게임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실제로 세어보니 별로 많이 못해서 아쉽네요. 언제쯤 되어야 3박 4일 보드게임 여행을 갈 수 있을까요.


그럼 이번 주도 즐거운 보드게임 라이프 되시길!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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